민간병원 협조 중요…개인보호장구 보급등 대책 시급 
올 초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사스(SARS) 재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인플루엔자와 웨스트나일바이러스 등의 전염병이 올 겨울 대유행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사스는 물론 여타 전염병에 대한 적절한 대책마련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벌어지게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아시아태평양 감염연구재단 이사장인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는 15일 "전파 속도나 유행 규모로 볼 때 실제로 사스보다 인플루엔자의 위험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위기감을 전했다. 

송 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매년 11만명이 독감의 합병증 등으로 입원하고 이중 3만6천여명이 매년 사망한다는 통계를 기초로 예방 백신에 대한 각종 정책과 지침을 수립하고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몇 명의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하는지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년 독감 예방주사는 순식간에 동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개원의는 "사스 재발 위험 등의 이유로 인해 올해 독감 예방 주사의 수요는 더욱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미 백신이 없어 접종을 마감했다"고 말했다.   

국립보건원 권준욱 전방역과장은 최근 "올 초 사스 발생시에도 역학조사관이 사스에만 모두 집중돼 다른 전염병에 대한 예방은 힘들었다"며 "인플루엔자 등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조직과 인력의 확대 및 추가 투입이 절실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 7월부터 사스대책실무위원회를 구성해 사스 대책을 논의, 예방을 위한 추가 사항을 결정했다. 

추가 사항은 ▲모든 검역소 열감지 추적기 설치 ▲인플루엔자 조기진단시약 보유 및 검사 실시 ▲보건소 및 전국 병의원에 개인보호장구 보급 ▲국방부와 협의, 수도권 인근 군병원 차출 계획 마련 ▲기존 국립보건원과 민간기관 실험실 외에 각 시도 등 검사 기능 강화 ▲서울과 경인지역 중심 공중보건의 일시 20명 차출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권 전과장은 "긴박한 상황에서 올 초 사스에 대한 보건당국의 대책은 크게 무리없게 진행됐다"며 "그러나 현재의 한정된 국내 방역체계 능력으로는 사시의 2차 유행을 감당하기 벅찰 것이므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